시와 감상

수작酬酌 걸고 싶다 [윤관영]

JOOFEM 2009. 2. 17. 20:44
 

 

 

 

 

 

 

수작酬酌 걸고 싶다 [윤관영]

 

 

 

 

학원 논술 수업 끝나면

야간 수업에 지쳐서

카페 나무 물고기에 가게 된다

 

혼자

오래

있다

보면

 

다기주전자에 심어 있는 양란에

술 한 잔 주고 싶다

마시던 술 붓고 싶다

 

난蘭은 첫사랑 그 애처럼 놀라겠지

그러다, 흙과 양분에 걸러진 술맛에 취해

내심, 날 기다릴지도 모르지

 

흙과 양분에 걸러진 술을

난이 소화해 뱉어낸 술을

주전자 꼭지에 주둥이 대고 빨고 싶다

 

쌀알마냥 돋아난 난 뿌리가 걸러낸

난의 증류식

소주 한 잔 마시고 싶다

 

그러니까, 첫사랑처럼 난에게 소주 가르치고 싶다

쥔년은 난리를 치겠지만 난은 말이 없을 테니

준 술 내가 다시 받아먹고 싶다

 

 

 

 

 

** 시인협회에서 올해의 젊은 시인상을 받은 윤관영시인.

시 하나하나가 삶에서 우러나온 것을 알면 더욱 놀라웁다.

 

대개 주페하우스에 드나드는 분들은 윤시인을 잘 아실 테다.

시사랑 카페의 회원이기도 하시다. 

참고로 위 사진은 윤시인이 사는 집이다. 하선암이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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