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여태천]

JOOFEM 2009. 2. 21. 10:54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여태천]

 

 

 

 

 

당신과 함께 하는 저녁

자장면 그릇에 침이 고인다.

 

흘러서 그것은 추잡하고

흘러서 그것은 외롭다.

 

면발처럼 긴 저녁을

참고 또 참으면

머릿속의 침은  마를 것인가?.

 

당신 앞에서 언제쯤

신문에 오르내리는 말들을 주워섬기며

잘 이어 붙일 수 있을 것인가.

 

나무젓가락으로 단무지를 들었다 놓았다

춘장을 찍었다 말았다, 하면서

나는 빈 그릇을 덮을 신문지를 생각한다.

 

 

 

 

 

 

 

남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소변기의 딱 눈높이에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깨끗이 사용하라는 의미인데 그만큼 남자는 흘리는 게 많은가 보다.

 

침이 고이는 것, 흐르는 것,흘리는 것은 자연발생적인 건데도 

그것을 추잡하다 여기고 외롭기까지 하다니,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남자는 백팔번뇌한다.

이성에 충실할 것인가, 본능에 충실할 것인가 춘장을 찍었다 말았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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