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찐빵[이영식]
눈발 휘날리는 날
42번 국도변 소읍에 닿았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빵 익는 냄새
한 마을이 온통 빵으로 부풀다니!
우리는 팥알처럼 오종종 모여
희고 둥근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덥석 배를 갈라주는,
씹을수록 허기지는 그리움
세월 저쪽 어디쯤 묻혀 있었던
발자국들이 떠올라, 울컥
목이 메었습니다.
* 친구가 문자로 보내준 안흥찐빵,
한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왠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따뜻한 인정이 배어있을 찐빵 같아서
이 추운 겨울엔 딱 어울릴 것이다.
밥 익는 마을 대신 빵 익는 마을이라니
가슴조차 부풀어 오른다.
먹고 싶어라, 안흥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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