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MSG는 엄마손맛의 원천인데 이 MSG를 전혀 넣지 않고도 맛깔난 부대찌개를 만드는 집이 있어서 찾아갔다.
망원맛집을 쳐도 안 나올 법하지만 찾아올 사람은 귀신같이 알고 찾아오는 집이다.
망원부자부대찌개.
아직 상표등록은 안 했지만 누가 슬쩍 도용한다 해도 문제될 게 없다.
시 쓰듯 또다른 상표를 지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 식당의 주인장은 부자이다.
富者가 아니고 父子이다.
부는 윤관영시인이고 자는 윤시인의 아들이다.
선반에는 시집과 시잡지가 가득하다.
시와 부대찌개가 어울리지 않아도 상관 없다.
윤시인은 시를 쓰듯 끊임없이 탐구하고 또 탐구해서 계속 부대찌개의 버젼을 업그레이드한다.
지금 가보니 99.999%는 완성 된 것 같다.
화이브 나인인 셈이다.
이 정도면 정금같은 맛이다.
시를 좋아하는 분은 시에 대해 질문해도 좋다.
해박한 지식에다 시에 대한 열정도 무한대이기에 어떤 질문에도 성실히 답할 것이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수술 두번 받고
쌍거풀 수술한 것처럼 눈이 벌개 있지만
세상 보는 눈은 범상치가 않다.
음식은 모두 윤관영시인의 작품이다.
엄마손맛이 아닌 아빠손맛을 맘껏 맛보게 될 것이다.
주페는 불행히도 파워블로거가 아니어서 강추해도 뜨지는 않겠지만
맛으로 꼭 유명해질 거라 확신한다.
* 윤관영시인이 좋아하는 것, 아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축구와 여자는 좋아하는 게 닮았다.
파마는 왜 했을까?
직접 가서 물어보면 알게 된다.
* 맛을 보면 얼마나 정성을 넣었는지 알게 된다. 꼭 가보시라!!!
항문과 학문은 서술어가 같다 [윤관영]
키친 휴지를 들고는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언제 적인가, 하룻일을 마치고는 몸을 못 이겨, 주저앉아 오줌을 눈 적이 있습니다 엉덩이가 그렇게 시원했던 적이 없었지요 왕겨 꽃을 매단 옥수숫대 너머론 일몰이 깔리고 있었고요 닳은 물풍선 터지듯 흐른 오줌이 흙을 움켜쥔 옥수수 뿌리께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앉은 눈에 뿌리의 힘줄이 보였더랬습니다
항문에 힘쓰고 항문을 닦았습니다만 학문을 열지는 못했네요 누이
허벅지에 힘을 뺀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이네요 키친 휴지를 들고는 뒷물하고 왔습니다 뒤집힌 닭똥집 같은 엉덩이가 안적은 쓸 만하답니다
세상을 향한 정면 승부는 이처럼 뒤가 문제, 이즈막 살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을 사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내가 등을 돌려도 정면에 있던 걸, 누이 눈빛으로 알았네요
제 걱정일랑 마세요 누이, 부엌의 마음을 알 듯도 한 오후 … 또 …
* 망원부자부대찌개집에는 몇 편의 시가 걸려 있다.
그 중 이 시는 윤관영시인이 좋아하는 시라고 한다.
가서 읽어보면 부엌의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주방장께서 특식으로 끓여준 올갱이 해장국. 물반 고기반이 아니라 올갱이반 국 반이다.
** 시우님이 두견주를 마시자 해서 멤버를 불렀는데
때는 바야흐로 꽃놀이 가는 때인지라 멤버는 없었다.
주페와 시우님, 택배님 그리고 망원부자부대찌개 주방장인 윤관영시인과 함께 했다.
주방장 특식으로 올갱이 해장국으로 소주를 마셨고
부대찌개로 두견주 세 병을 마셨다.
두견주가 이렇게 좋은 술인지 미처 몰랐다.
진달래로 만든 술이라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좋은 술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술 잘 못 마시는 주페도 세 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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