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난 사람처럼/ 171104시사랑 정모

JOOFEM 2017. 11. 6. 13:46





정모 참가를 밝힌 회원은 대략 일곱명.

조촐하게 시를 읽고 밥이니 한끼 먹어야겠다, 싶었다.

정해진 시간에 먼저 오신 플로우님은 약속장소 골목에서 지도를 펴고 연구중이었다.

인사동을 많이 오셨는데도 부산하고는 달라서 지도를 뚫고 계셨다.

주페랑 합류해서 소허당에 먼저 도착, 십년 전통을 이으셨다. 항상 1등!

항상 먼데 계신 분이 먼저 온다.

시집에 싸인을 하고 기다리니 귤 한봉다리를 들고 초록여신님이 여신처럼 등장하고

곧 이어 의리의 돌쇠, 다래투님이 등장했다. 편찮으신 어머님이 조금 나아지셨단다. 다행이다.

대화하는 중에 플로우님이, 유리스님이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유언비어(?)를 말씀하셔서

주페가 "그럴리가요?"라고 반문하는데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유리스님이 짠!하고 나타나셨다.

아마 플로우님이 살짝 착각하셨던 모양이다.

멀리 충주에서 오랜만에 오신 유리스님의 등장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칠년만에 오신 게 아닐까, 싶다. 정말 반가운 유리스님.

야수님은 부대찌개집을 사장님에게 맡기고 무거운 스팸 깡통을 한아름 들고 오셨다.

이거 사장님한테 말하고 가져온 건지 확인할 수 없지만 맛있게 먹어야겠다. 전리품 하나 챙기고.

야수님은 부대찌개집 한지 오년이 되었단다. 최장수 명품 부대찌개집이 되길 빈다.

대전에서 커피 내리다말고 달려온 금란초님이 소허당에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오늘의 정모를 가장 청춘스럽게 분위기를 주도한 열혈청춘이다.





소허당에서 따뜻한 차를 제공해 주셔서 한잔씩 마시고 귤을 까먹으며 즐거운 대화...

우리는 정독도서관으로 가기로 했다. 그 옛날 서울에서는 가장 명문고교인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자리에

정독도서관이 들어섰고 서울 사람들은 대개 이 도서관에서 공부했었다.

가을이 절정이라 아름다운 도서관 내에서 시낭송을 했다.

초록여신님은 10년후의 날개...라고 시작하는 시를 낭송. 제목과 시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아서...음.

그 다음에 다래투님은 눈 내리는 밤,으로 시작하는 시를 낭송했는데 한줄만 읽은 것 같다.

야수님은 최근에 지은 자작시를 프린트까지 해서 나눠주고 '플라잉 플라워'라는 시를 낭송.

주페는 여신님이 선물로 준 권대웅시집에서 '기억의 갈피로 햇빛이 지나갈 때'를 낭송

금란초님은 박정대의 '내 청춘이 지나가네'를 낭송.

플로우님은 박신규의 '너는 봄이다'를 낭송.

유리스님은 신영배의 '그 숲속에서 당신을 만날까'를 낭송해 주셨다.

확실히 강의를 나가시는 유리스님이 호흡조절이 능해서인지 가장 잘 낭송하셨다.

낭송중에 사탕님이 안국역에 도착하셨는데 몇번 출구로 나가냐고 물어오셨는데

누구라고 얘긴 안하겠는데 삼번 출구라고 잘못 전달해서 사탕님 화나셨다.

그래도 꿋꿋이 정독도서관까지 오셔서 합류.

슬슬 해가 지고 추워지니 배도 고파지고 인사동 식당골목으로 옮기기로 한 사이

마지막으로 시우님이 합류하여 총 아홉명이 정모에 참가했다.





식당은 홍탁의 낭만,이라는 집으로 갔는데 이 집이 의외로 괜찮았다.

연포탕이 아주 맛있었고 파전에도 오징어 대신 낙지가 들어있다.

보쌈도 묵은 김치에 싸먹으니 최고다. 무안에서 가져온 식재료를 보니

무안 근처에 사시는 핫누님 생각이 난다.

마지막에는 매생이칼국수와 바지락칼국수로 식사 끝.

시우님은 지난 추석 긴 연휴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마차푸차레라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신령한 산, 가까이를 트레킹하고 오셨단다. 대단하시다!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싫어서 차를 마시러 갔다.

오설록에 가서 아이스크림, 국화차, 녹차케익등을 나누며 또 한번의 대화로 마무리.

인사동의 좁다란 골목 하늘에는 아주 둥근 보름달이 떠 있었다.

우리 시사랑회원들의 가슴에도 아주 둥근 보름달이 떠 있었다.

안녕!하고 작별하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우리는 늘,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난 사람처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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