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 [김서현]

JOOFEM 2024. 3. 29. 22:07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 [김서현]

 

 

 

 

집 앞에 의자를 내놓았다

목련 꽃잎이 긴 머리카락에 떨어졌다

멈출 수가 없어서

떨어졌다

봄입니까,

라고 말을 하려던 입술이 벌어졌다

 

손각지를 꽉 끼고 걸었던 그 거리

다시 가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부어오른 목련 꽃잎 같아

지그시 눌러보았다

 

온종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꽃잎 부풀리는 일 말고는

 

이 봄에 다시 만나게 될 너는 어떤 표정일까

저녁을 말리는 목련을 보며

너의 어떤 표정을 생각했다

 

하루라도 봄이 있었던 날은 없었다

 

 

               - 목련이 환해서 맥주 생각이 났다, 달아실, 2023

 

 

 

 

 

 

* 큰딸이 태어난 날 하얀 목련이 활짝 피었댔다.

4월 2일이었으니 요맘때면 목련꽃이 피어나는구나.

오늘도 여기저기 팡팡 목련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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