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감자를 캐면서 [이재무]

JOOFEM 2025. 8. 23. 09:09

상처난 감자가 나오면 죽는다!

 

 

 

 

 

감자를 캐면서 [이재무]

 

 

 

 

감자를 캐면서 나는,

내가 미숙한 어른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파가 아기를 받아내듯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

진득하니 앉아

손으로 달래가며 한 알,

한 알 모셔 오다가

오금이 저리고

허리가 비명을 지를 때마다

호미로 마구 흙을 헤집어

날에 찍힌 알들이 하얀 비명을 지르게 했다.

내 수고에 비례하여

알들의 안전이 지켜진다는 것을

깜빡깜빡 잊고는 하였다.

감자를 캐면서 나도 모르게

인성을 땅에게, 알들에게 들켰다.

감자를 캐는 동안 내 일생이 들통났다.

 

 

              - 정다운 무관심, 천년의 시작, 2025

 

 

 

 

 

 

* 인간이 감자를 지배하기에 망정이지

감자가 인간을 지배했다면 상처를 낸 인간을 

감자칩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요즘 산업현장에서 안전 부주의로 사망하는 일이 많아졌다.

사실은 늘 일어나고 있던 사망사고인데 

갑자기!

중대재해처벌법을 더 강화해서 사고낸 업체를 감자칩처럼 만들어버리겠단다.

 

감자를 조심조심 상처내지 말고 자알 캐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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