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1[임길택]

 

 

아버지1[임길택]         말 한마디 없이 불쑥 들어오시어 그냥 앉아만 계시는 아버지보다는 오늘처럼 술에 취해 흥겨워하시는 아버지가 더 좋습니다   어머니가 뭐라시며 눈 흘겨도 못 들은 척 흘러간 노래를 틀어놓고 흥얼흥얼 따라하십니다   옆 방 이불 속 잠든 동생 옆에 누워 나도 아버지의 노래를 따라 불러 봅니다

 * 아버지가 술에 취해 부끄러운 일을 한다 해도 아버지는 아버지일 뿐이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아버지가 설령 부끄러운 아버지일지라도 남들 앞에서 떳떳하게 말해야 한다. 리어카를 끄는 아버지이지만 친구들한테 자랑스럽게 말해야 할 터이다. 노아가 술에 취해 부끄러운 일을 했을 때 그의 아들 함은 온 동네에 아버지의 부끄러운 일을 소문내었고 다른 아들,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부끄러움을 감추어주었다. 결국 셈과 야벳은 복 된 인생을 살았고 함은 종의 종이 되어 저주를 받으며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잃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지금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나도 아버지의 노래를 따라 불렀을 게다. ''노오란 샤쓰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 ~~" 이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