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하늘[박두진]

JOOFEM 2005. 8. 15. 17:07

  하 늘[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빛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 하늘을 우습게 아는 사람은 없다.

   때로 하늘은 천둥 번개가 쳐서 사람을 놀래키기도 하고

   때로 하늘은 풍선처럼 높이 올라가 우리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

  

   하늘은 늘 내게 다가오며

   나의 호흡이 되기도 하고

   목마른 나의 목을 축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다 보고

    늘 정겨워하며

    가끔은 일이 잘 안풀릴 때 먼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이 내게 와서 호흡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렇듯 넉넉하고 변화무쌍한 하늘은

    한평생을 친구처럼 함께 한다.

 

    높아지는 가을하늘에

    익어가는 능금처럼 충만한 계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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