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무게[황인숙]
한, 시선이 사라졌다는 것
저 모든 집들과 길들,
사람들, 괭이처럼 쏘다니는
바람, 햇빛의 도금이
씌워졌다 벗겨지는 유리창들
응시하던 시선의
무게가 툭, 떨어져나갔다는 것
둥둥 떠오르는 지상의 시선들이
납작하게 맺힌 잿빛구름
흩어져 아득히
흘러간다
이곳에서 멀리
그대에게 몸을 굽혀
나는 천천히
천천히 절을 하네
* 블로그는 내 마음이 노출되어 있으므로
많은 시선과 추파에 햇빛의 도금처럼
씌어졌다 벗겨지는 유리창과 같다.
나의 마음을 응시하는 시선은 때로 무게가 나가기도 하고
또 때로 가벼웁기도 하다.
햇빛과 교감될 때는 재빠르게 절을 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천천히 절을 한다. 혹은 무심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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