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변신[최영미]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
감방에 한 이십년 썩은 뒤에
그는 여우가 되었다.
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
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
사람들이 그를 높이 쳐다보면서
어떻게 그 긴 세월을 견디었냐고 우러러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
그는 자신이 실제보다 돋보이는 각도를 알고
카메라를 들이대면(그 방향으로) 몸을 틀고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무슨 말을 하면 학생들이 좋아할까?
어떻게 청중을 감동시킬까?
박수가 터질 시간을 미리 연구하는
머릿속은 온갖 속된 욕망과 계산들로 복잡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우주의 고뇌를 혼자 짊어진 듯 심각해지는
냄새나는 돼지중의 돼지를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로 모시며
언제까지나 사람들은 그를 찬미하고 또 찬미하리라.
앞으로도 이 나라는 그를 닮은 여우들 차지라는
변치않을 오래된 역설이 나는 슬프다.
* ㅅ대학교는 왜 가는가? 돈 많이 벌고 잘 먹고 잘 살려고. 권력을 얻으면 금상첨화에 시너지효과까지. 학생들 왜 운동권이 되어서 감방 가게? 훈장(?) 많이 달면 달수록 정치권 여기저기서 보좌관으로 부르고 공부 안해도 잔머리만 잘 굴리면 권력을 등에 업고 돈 많이 벌 수 있기에.
그들은 원래 평범한 돼지였는데 권력과 돈의 맛을 알아버려서 이제는 냄새나는 돼지들이 되었다.
이름하여 386.
최루탄이 자욱하던 교정에서 그래도 학문을 탐구하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진리를 지키고 있지만 운동장 돌며 탄아,탄아! 노래하던 친구들은 정치권에서 띵까띵까하며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우리는 잔머리굴려 정권을 얻고 그것을 통해 탐욕스러운 돼지들이 된 자들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지금이라도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고 회개해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전두환은 그것을 감추기 위해 민주정의당을 만들었고
통일을 원하지 않는 김영삼과 그 무리들은 한나라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민을 궁핍으로 내몬 김대중은 이북에 퍼다주며 노벨상받고 국민의 정부라 자찬했다.
코드 안 맞으면 무조건 거부하는 노무현이는 지가 닫혀있으면서 열린우리당이라며 닫힌 지네끼리당을 만들었다.
웃기는 나라의 우매한 백성들은 늘 그들의 잔꾀짓을 진실인 줄 알고 살아간다.
앞으로도 이런 여우같은 ㅅㄲ들이 나라를 차지하겠지. 슬픈 코리아.
내가 너무 과격했나? 102일동안 학교가 폐쇄되고 그것도 모자라 한달 더 쉬었던 학창시절을 보냈던 나도 386이지만 지금 권력에 들러붙어 386을 욕먹이는 ㄴ들은 가라,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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