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가을의 노래[유자효]

JOOFEM 2006. 9. 20. 18:58

 

 

 

 

 

 

 

가을의 노래[유자효]

 

 

 

 

 

잃을 줄 알게 하소서.

가짐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잃음인 것을,

이 가을

뚝뚝 지는

낙과(落果)의 지혜로

은혜로이

베푸소서.

떠날 줄 알게 하소서.

머무름보다

더 빛나는 것이

떠남인 것을

이 저문 들녘

철새들이 남겨둔

보금자리가

약속의

훈장이 되게 하소서.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이형기시인의 낙화처럼

  [더 빛나는 떠남]에 관하여 노래한다.

  한번의 삶은 다시 내년에 새로운 삶을 기약하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삶은 없다, 적어도 이 세상에서는.....

  다음에 오는 새 하늘, 새 땅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맞을 것이다.

  허나 다시 올 새하늘, 새 땅에서 보다는

  이 곳에서 더 빛나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약속의 훈장을 가슴에 패용하고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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