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유자효]
잃을 줄 알게 하소서.
가짐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잃음인 것을,
이 가을
뚝뚝 지는
낙과(落果)의 지혜로
은혜로이
베푸소서.
떠날 줄 알게 하소서.
머무름보다
더 빛나는 것이
떠남인 것을
이 저문 들녘
철새들이 남겨둔
보금자리가
약속의
훈장이 되게 하소서.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이형기시인의 낙화처럼
[더 빛나는 떠남]에 관하여 노래한다.
한번의 삶은 다시 내년에 새로운 삶을 기약하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삶은 없다, 적어도 이 세상에서는.....
다음에 오는 새 하늘, 새 땅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맞을 것이다.
허나 다시 올 새하늘, 새 땅에서 보다는
이 곳에서 더 빛나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약속의 훈장을 가슴에 패용하고 살 일이다.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동네 오뎅 아저씨[박규숙] (0) | 2006.09.25 |
---|---|
늑막염[강인한] (0) | 2006.09.22 |
밥 생각[나희덕] (0) | 2006.09.18 |
마음의 서랍[강연호] (0) | 2006.09.15 |
박희진 (0) | 2006.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