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늑막염[강인한]

JOOFEM 2006. 9. 22. 12:35

 

 

 

늑막염 [강인한]

 
 


산수유 꽃이 피려는 겐지
옆으로 돌아누워 숨쉬기가 힘겨웠다
엑스레이를 찍고
마침내 입원을 하였다
뷰박스에 걸린 사진을 의사가 짚어준다
왼쪽 폐속에 절반쯤 물이 차 있다고
세상에!
이 산 저 산, 골짜기 골짜기에서 찾아든
물줄기가 홍수를 이룬 폐허라니
젊은 수련의가 내 옆구리에 주사를 꽂고
링거 병에 물을 뽑아 담는 동안
한 덩어리 캄캄하게 구부려 앉은 돌로
나는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이른봄 고로쇠나무의 슬픔을
개나리 진달래 목련도 다 진 뒤
꽃 없는 하늘이 참 맑았다.
 
 

 
 
 
* 늑막염에 걸리면 옆으로 돌아누울 때 숨쉬기 힘들다. 뜨끔거리고 아프다.
  스물세살적에 결핵성늑막염을 앓았다.
  애인한테 늑막염같아, 말했는데 엄살이라고 말하였다.
  병원에 가서야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되었고 한동안 빨간 오줌을 누었다.
  리팜핀과 아이나.
  그 약은 그렇게 나를 빨갛게 만들었고 화장실에 누가 있으면
  빨간 오줌때문에 긴장하곤 했다.
 
  거봐! 엄살 아니잖아. ㅋㅋ
  세월이 한참 지났는데도 혹시 빨간 오줌이 나오는건 아닌가, 아래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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