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함민복] 꽃[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시와 감상 2009.05.21
요괴인간[권혁웅] 요괴인간[권혁웅] 벰 베라 베로를 아시는가? 손가락이 세 개씩, 두 손에 도합 여섯 개밨에 없던 남매, 셋이 가진 걸 다 합쳐도 겨 우 열여덟 개였던 남매, 게다가 맏이는 장님이어서 셋을 모아도 눈동자가 넷뿐이었던 남매, 늘 사람이 되고 싶다고 중얼거리던 이들 돼지엄마네 큰형은 .. 시와 감상 2009.05.18
화양연화(花樣年華)*[이병률] pHOTO by Choiysj 화양연화(花樣年華)*[이병률] 줄자와 연필이 놓여 있는 거리 그 거리에 바람이 오면 경계가 서고 묵직한 잡지 귀퉁이와 주전자 뚜껑 사이 그 사이에 먼지가 앉으면 소식이 되는데 뭐 하러 집기를 다 들어내고 마음을 닫는가 전파사와 미장원을 나누는 붉은 벽 그 새로 담쟁이 .. 시와 감상 2009.05.16
고수대교 연가[윤관영] 단양의 고수대교 고수대교 연가[윤관영] 그 애는 첫사랑 무릎 나란한 책 읽기를 맞갖아 했다 언젠가 그 애가 영혼(靈魂) 읽기를 난 왜 이 글자가 운괴(雲槐)로 보일까 했다 또 한 번은 정오(正午)를, 순간 오천(五千)으로 읽어 날 웃겼다 그 愛는 내 첫사랑 다리가 보이는 터미널 아래 낚시.. 시와 감상 2009.05.12
통한다는 말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그 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하고 .. 시와 감상 2009.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