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복효근] 종료[복효근] 꺼진 휴대전화는 종료를 눌러야 다시 켜집니다 아예, ON OFF를 하나로 축약해 놓은 그 무엇의 은유인가요 끝나기 위해서도 종료를 눌러야 하지만 시작하기 위해서도 종료를 눌러야 합니다 무엇의 끝이 무엇의 시작임에야 실은 종료 한 마디 속에 다 있습니다 출구와 입구가 .. 시와 감상 2009.05.01
입[고영민] 입[고영민] 경주 남산을 오르다보니 산기슭에 목 없는 석불 하나가 오도카니, 가부좌를 틀고 있다 한 손은 무릎 위,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하늘로 하여 가슴 아래께에 놓여 있는데 누가 장난으로 그 위에 빨간 방울토마토 하나를 올려놓았다 저걸 어떻게 먹으란 말인가 석불은 입이 없어 .. 시와 감상 2009.04.30
10년 후, 내 아들은 이렇게 노래할 것이다[이달균] 건아들,휘버스,블랙테트라,라이너스,샌드페블즈,장남들,옥슨80,마그마......그립다.ㅋ 10년 후, 내 아들은 이렇게 노래할 것이다[이달균] 청춘은 흘러간 음악 속에 있다네 아버지가 소파에 묻혀 조용필을 들었듯이 지금 난 비와 보아를 흔들리며 듣는다 낙동강과 두만강은 내일로 흐르고 부.. 시와 감상 2009.04.29
이슬비 이용법[강형철] Carol Jessen 이슬비 이용법[강형철] 남대문시장 쌓여진 택배 물건 사이 일회용 면도기로 영감님 면도를 하네 비누도 없이 이슬비 맞으며 잇몸 쪽에 힘을 주며 얼굴에 길을 만드네 오토바이 백미러가 환해지도록 리어카의 물건들 비 젖어 기다리네 영감님 꽃미남 될 때까지 가로수는 누가 볼.. 시와 감상 2009.04.26
치약[고영민] 치약[고영민] 한번 짠 치약은 다시 넣을 수 없다 어린 시절 군것질거리가 없어 봄햇살 번지는 담장 밑에 앉아 몰래 치약을 먹은 적이 있다 손 끝에 조금 짜서 먹었더니 입안이 화하고 참 달달했다 조금 더 짜서 먹고 조금 더 짜서 먹다보니 나중엔 치약 한 통을 거의 다 먹어버렸다 저녁 무.. 시와 감상 2009.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