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오래된 나무[천양희]

JOOFEM 2006. 12. 11. 13:27

 

 

 

 
 

 

 

 

 


오래된 나무[천양희]

 

 

 

 



소나무들이
성자처럼 서 있다
어떤 것들은 생각하는 것같이
턱을 괴고 있다

몸속에 숨긴
얼음 세포들

나무는 대체로 정신적이다
고고高高하고 고고苦苦한 것
아버지가 저랬을 것이다

오래된 나무는 모두 무우수無憂樹 같다

아버지 가고
나는 벌써
귀가 순해졌다

바람 몰아쳐도
크게 흔들리지 않겠다

 

 

 

 

 

 

* 춤추지 않는 나무는 없다.

  그것이 고고인지 디스코인지 상관없다.

  몸속에 세포만 숨긴 게 아니라

  마음 속에 수많은 상처를 숨긴 채

  신음했다.

  지금 들리지 않는다고

  성자처럼 서 있는 것 아니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춤을 많이 추었을 테다.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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