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낙화[이형기]

JOOFEM 2007. 4. 1. 21:42

 

 

 

 

 

 

 

 

낙화[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너무나 유명한 시이고 그래서 블로그에 올리기 어려웠던 시.

  지금, 내 영혼의 슬픈 눈때문에 올려 본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 분명히 알고 살아야 할 때이다.

  고난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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