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죽음에 관하여[오탁번]

JOOFEM 2007. 5. 2. 00:21

 

 

 

 

 

 

 

죽음에 관하여[오탁번]

 

 

 

 

 

 

예쁜 간호사가 링거 주사 갈아주면서

따뜻한 손으로 내 팔뚝을 만지자
바지 속에서 문득 일어서는 뿌리!
나는 남몰래 슬프고 황홀했다

 

다시 태어난 남자가 된 듯
면도를 말끔히 하고
환자복 바지를 새로 달라고 했다
.바다 하나 주세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엉뚱했다
.바다 하나요
바지바지 말해도 바다바다가 되었다

 

 

 

 

 

 

* 예순넷의 나이가 된 오탁번시인은 이제 좀 시가 편안해진다.

  시인이라기보다는 시를 전공한 문학박사이기에

  시가 다분히 학문적이기까지 했는데

  읽기 편해졌다.

  이름이 탁번이니 이름조차 얼마나 학문적인가.

  죽음을 앞두고도 리비도를 느껴야 하는 슬픔이란....

  그래도 챙피했을까, 바지를 달라하지 못하고 바다라 했으니.

 

 

 

nurse and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