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퍼온 그림입니다.
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이수익]
세상의 모든 껍질들아
너희들은 왜 그렇게 딱딱하니?
왜 그렇게 두껍고
질긴거니?
새콤달콤하고 향긋한 이 살을 드셔보세요
고소하고 영양가 많은 이 속을 드셔보세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 알몸을 드셔보세요
아시겠죠,이젠?
당신께 지상(至上)의 아름다운 열매 바치고 싶어
이 몸 하나 딱딱하거나,
두껍거나,
질긴 가죽이어도 좋았던 것을!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정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껍질은 늘 속에 밀려 떠나간다.
속 깊은 속으로
모든 걸 참아내며
지상의 아름다움만 남긴 채
밀려 떠나간다.
먼 옛날
껍질이 속에 밀려 떠나가듯
지금도, 또 먼 훗날에도
밀려 떠나간다.
그 모오든 껍질들은
말랑말랑 향기만
남긴 채 밀려 떠나간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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