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이수익]

JOOFEM 2007. 6. 15. 20:50

 

 

 

 

 

                                               어딘가에서 퍼온 그림입니다.

 

 

 

 

 

 

 

 

 

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이수익]

 

 

 

 

 

세상의 모든 껍질들아

너희들은 왜 그렇게 딱딱하니?

왜 그렇게 두껍고

질긴거니?

 

새콤달콤하고 향긋한 이 살을 드셔보세요

고소하고 영양가 많은 이 속을 드셔보세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 알몸을 드셔보세요

 

아시겠죠,이젠?

 

당신께 지상(至上)의 아름다운 열매 바치고 싶어

이 몸 하나 딱딱하거나,

두껍거나,

질긴 가죽이어도 좋았던 것을!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정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껍질은 늘 속에 밀려 떠나간다.

  속 깊은 속으로

  모든 걸 참아내며

  지상의 아름다움만 남긴 채

  밀려 떠나간다.

 

  먼 옛날

  껍질이 속에 밀려 떠나가듯

  지금도, 또 먼 훗날에도

  밀려 떠나간다.

 

  그 모오든 껍질들은

  말랑말랑 향기만

  남긴 채 밀려 떠나간다.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