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박중식]
물은 죽어서
물속으로 가고
꽃도 죽어
꽃속으로 간다
그렇다
죽어 하늘은
하늘속으로 가고
나도 죽어
내속으로
가야만 한다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가시나무새 가사 이하 생략)
가장 아름답고 가장 순수한 것은
가장 처절한 고통에서 피어난다는데
가시나무새는 슬프게도 죽어서야
내가 되고
자유함을 얻는다. 묘비명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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