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바다2[정지용]

JOOFEM 2007. 11. 20. 22:11

     민우의 시화. 민우시에 내가 그려준 그림이다.

     낙엽속에 숨은 장지도마뱀이 보이는가.(2001)

 

 

 

 

 

 

 

바다2[정지용]

 

 

 

 

 

바다는 뿔뿔이

달아나려고 했다.


푸른 도마뱀 떼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았다.


흰 발톱에 찢긴

산호(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씻었다.

 


이 애쓴 해도(海圖)에

손을 씻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도록


휘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지구(地球)는 연(蓮)잎인 양 오므라들고 …… 펴고 …….

 

 

 

 

 

 

 

 

 

* 도마뱀떼를 만난 적이 있는가.

   온 방에 서랍 속에 도마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다니는 걸 맞닥뜨린 적이 있는가.

   아들 민우가 지금은 고등학생이어서 안 그렇지만

   초등학생일 때는 아파트단지 한바퀴 돌고 오면 도마뱀을 떼로 잡아 왔다.

   온 방에 서랍 속에 도마뱀이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 날인가 낮잠을 자고 일어 났다가 베갯머리에서 나의 눈과 마주친 도마뱀의 그 눈빛에

   얼마나 놀라고 또 놀랐는지......

   정지용의 시를 대하면 장지도마뱀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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