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의 시화. 민우시에 내가 그려준 그림이다.
낙엽속에 숨은 장지도마뱀이 보이는가.(2001)
바다2[정지용]
바다는 뿔뿔이
달아나려고 했다.
푸른 도마뱀 떼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았다.
흰 발톱에 찢긴
산호(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씻었다.
이 애쓴 해도(海圖)에
손을 씻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도록
휘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지구(地球)는 연(蓮)잎인 양 오므라들고 …… 펴고 …….
* 도마뱀떼를 만난 적이 있는가.
온 방에 서랍 속에 도마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다니는 걸 맞닥뜨린 적이 있는가.
아들 민우가 지금은 고등학생이어서 안 그렇지만
초등학생일 때는 아파트단지 한바퀴 돌고 오면 도마뱀을 떼로 잡아 왔다.
온 방에 서랍 속에 도마뱀이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 날인가 낮잠을 자고 일어 났다가 베갯머리에서 나의 눈과 마주친 도마뱀의 그 눈빛에
얼마나 놀라고 또 놀랐는지......
정지용의 시를 대하면 장지도마뱀이 눈에 선하다.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집에 와서 다 죽었다[유홍준] (0) | 2007.11.26 |
---|---|
대화[나희덕] (0) | 2007.11.24 |
지문[권혁웅] (0) | 2007.11.19 |
방광에 고인 그리움[권혁웅] (0) | 2007.11.18 |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김시천] (0) | 2007.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