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거짓말[위선환]

JOOFEM 2008. 5. 14. 22:57

            BRIGHT MOONLIGHT OVER MY HOMETOWN[PENG QIANGHUA]

 

 

 

 

거짓말[위선환]

 

 

 

 

  돌멩이는 죽어 있다. 그렇다. 죽어서도 돌멩이는 구른다. 닳으

며 동그래지며 아직 죽어 있다. 그런가.

 

  머리 위 어중간에 나비가 걸려 있다. 그렇다. 굽은 갈고리에 찔

렸거나 은빛 거미줄에 감겼다. 그런가.

 

  새가 반짝이며 구름 사이로 점멸했다. 그렇다. 높이 나는 새는

불꽃이다. 하늘에다 그을린 자국을 남겼다. 그런가.

 

  나뭇잎이 떨어져서 어깨에 얹혔다. 그렇다. 나뭇잎에 눌린 만

큼 어깨가 내려 앉았다. 그런가.

 

  벌써 익은 찔레 열매가 아직 달려 있다. 그런가. 바짝 마른 뒤

에야 떨어진다. 그런가. 잘 익은 씨앗 몇 개 감추고 있다. 그런가.

 

 

 

 

 

 

 

 

* 우리의 삶은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면서

비극이 되기도 하고 희극이 되기도 한다.

인정을 하기도 하고 의심을 하기도 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그렇다.

갑자기 행복해지는 것 같지 않은가.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그런가.

갑자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래도 너는 나, 사랑하니?라며 의심투성이로 묻는 것보다야

거짓말로라도 나는 너, 사랑해!라고 말하면  드러날 때까지는

적어도 슬프진 않지 않은가.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돌[황동규]  (0) 2008.05.18
어쩌다, 내가 이쁜[윤관영]  (0) 2008.05.17
검은 담즙[조용미]  (0) 2008.05.12
퉁 [송수권]  (0) 2008.05.11
다년생 화초[박이화]  (0) 2008.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