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퍼온 그림
적막(寂寞)한 식욕(食慾) [박목월]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素朴)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상(床)에 올라
새 사돈을 대접하는 것
그것은 저문 봄날 해질 무렵에
허전한 마음이
마음을 달래는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음식
또한 인생의 참뜻을 짐작한 자(者)의
너그럽고 넉넉한
눈물이 갈구(渴求)하는 쓸쓸한 식성(食性)
* 고등학교, 대학교 다닐 때 심상,이란 시잡지를 읽곤 했다.
목월선생님이 만든 시잡지였다.
요 몇년 전에 자취를 감추어서 참 아쉽고 꼭 복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타계하신지도 벌써 삼십년,
목월선생님의 詩를 대하노라면 모밀묵을 먹는 기분이다.
적막한 식욕같기도 한 쓸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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