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日날의 관심[김용범]
새장에 물을 갈아줬어. 비가 오고 있었으므로 새는 울
지 않았어. 비가 그치자 사람들은 한 마디의 새소리와
물방울 하나를 보았다고 했어.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 갈
아 주는 물과 한 종지의 좁쌀을 새는 끝내 거부했어. 그
러나 사람들은 그 斷食의 울음소리를 오히려 아름답다고
했어. 우리는 平日날 아침에 죽은 새를 새장 안에서 발
견했지만, 그 새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졌지만, 우리
는 마른 풀씨를 까먹으며 自由롭게 노래하는 들새 몇 마
리를 새장 밖의 세상에서 손쉽게 볼 수 있었어.
* 새장에 갇히지 않고 비록 마른 풀씨를 먹더라도 자유하다면
우리는 울어야할 이유가 없을 게다. 눈물 흘릴 일이 없을 게다.
부담스런 관심보다는 자유롭게 노래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우리는 잘 안다. 새장에 갇히지 않기를 진정 바란다. 그게 무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침없는 것이
바로 그 것일 게다. 自由, 오 自由!
** 김용범시인의 시는 대체로 랩처럼 느껴진다.
칠십사년에 등단했는데 이미 삼십년전에 랩가사를 쓴 셈이다.
래퍼들에게 주면 잘 노래할 게다. 검지와 중지를 브이자로
만들어 땅을 찔러가며 예,예 ...었어, ...었어,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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