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kirk
도꾸리蘭[이해리]
베란다 화초 중에
가장 볼품 없는 도꾸란리蘭
언제 꽃 한 번 피운 적은 없고
이파리란 것이 꼭
빗다 만 머리카락처럼 부스스한 그 것에게
날마다 물뿌리개 기울여 부린 물은
물이 아니라 무관심이었음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마른 잎 뜯어주려 손 내밀자 순식간에
쓱싹,
손가락을 베어 버린다 뭉클
치솟는 핏방울 감싸쥐고 바라본다
시퍼런 칼을 철컥,
칼집에 넣고 있었다
* 나의 주위에 늘 있는 존재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때
반란을 꿈꾸거나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순간 하나의 계기에서
마음을 주지 않은 서운함을 내뱉거나 행동으로 보여줄 게다.
그만한 상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일 게다.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막(寂寞)한 식욕(食慾) [박목월] (0) | 2008.07.08 |
---|---|
平日날의 관심[김용범] (0) | 2008.07.06 |
바다에 뜨는 별[김소엽] (0) | 2008.07.03 |
두꺼비[박성우] (0) | 2008.06.27 |
날마다 상여도 없이[이성복] (0) | 2008.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