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어때? - 아이, 별걸 다 해(어쩜, 넘 멋있어!)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의 기술[최정례]
네가 마지막 선물이라고 준 책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건네준
Art를 기술이라고 번역한 책
몸살을 앓으면서 읽었다
사랑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그럴까, 그럴까?
미소짓는 기술, 걷는 기술
허리 비틀며 눈흘기는 기술이 아니고
혼자 피었다 혼자 쓰러지면서
어느새 벌판에 이르는 기술
하늘을 나는 새나 바닥을 기는 쥐같은 것들은
어디서 어떻게 늙어 자기 몸을 눕히는지
볼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찌푸린 한 구름을
너와 나의 머리가 함께 이고 있다면?
그럴 수는 없다
너를 지우고 나를 지우면서
쥐구멍을 뒤져 늙은 몸을 눕힌 쥐를 만날 때까지
가보려고 했다
씨름 선수가 등배지기의 기술을 익히듯이
새끼새가 벌레를 받아먹고 퍼덕이다가
어떻게 절벽 아래로 내리 꽂히는지
나에게 읽히고 읽혔었다
삼키고 토하고 삼키다가
언제부터 내버려 두었는지 모르겠다
감정의 발자국들
어룽대며 변해가는 페이지들 위에서
먼지에 덮여 있었다
* 기술은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 거다.
사랑도 그러해서 기술을 배우듯 배우고 익혀야 한다.
사랑을 배우고 익히는 건 대개 엄마아빠를 흉내내면서이다.
소꿉장난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사랑의 기술을 이미 체득한 걸 볼 수 있다.
썰렁하긴 하지만 유머 하나,
어떤 바보가 나이들어 드디어 장가를 갔다.
그런데 도무지 사랑의 기술을 알지 못해 이웃 친구에게 사랑은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친구는 설명할 방도를 몰라 지붕위의 고양이를 가리키며 저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
이 바보는 당장 사다리를 놓고 신부를 데리고 올라가 지붕위에서 나란히 앉아 먼 산만 바라다보았다는 슬픈 얘기.ㅎㅎ
나이가 들수록 사랑의 기술은 더 완숙미가 넘치고 정교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서툴어져만 가는 걸 느낀다.
대인관계나 의사소통의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사랑의 관계에서 조차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기술보다도 Art에 가까운 사랑을 하고 싶은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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