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김시천]

JOOFEM 2008. 8. 28. 23:20

 

                                                                                                                                             김동성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김시천]

 

 

 

 

어느 날 국어 책도 잘 못 읽는

그래서 처음부터 특수 학급으로 쫓겨난 진순이가

저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한 글씨로

연필에 침 발라 꾹꾹 눌러서

꼬깃꼬깃 구겨진 종이에다가 시를 써 왔다

 

단, 두 줄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

 

나는 그날 온종일 마음이 아파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김시천 시집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내일을 여는 책,2003

 

 

 

 

 

 

* 마음 아프라고 사랑하는 것 아닌데

정말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바라는 것도 많고

걱정할 일도 많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

 

아무 일도 못하는 시인의 마음이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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