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버마재비 사랑[복효근]

JOOFEM 2008. 9. 15. 17:23

 

                                                                                                             인생[피카소]                                                           

 

 

 

 

 

 

 

버마재비 사랑[복효근]

 

 

 

 

교미가 끝나자

방금까지 사랑을 나누던

수컷을 아삭아삭 씹어먹는

암퍼마재비를 본 적이 있다

 

개개비 둥지에 알을 낳고 사라져버리는

뻐꾸기의 나라에선 모르리라

섹스를 사랑이라 번역하는 나라에선 모르리라

한 해에도 몇 백 명의 아이를

해외에 입양시키는 나라에선 모르리라

 

자손만대 이어갈 뱃속의

수많은 새끼들을 위하여

남편의 송장까지 씹어먹어야 하는

아내의 별난 입덧을 위하여

기꺼이 먹혀주는 버마재비의 사랑

그 유물론적 사랑을

 

 

 

 

 

 

* 남성들은 왜 짧은 치마입은 여성의 다리를 그렇게 쳐다볼까.

그것도 늘씬하고 예쁜 다리에 탐을 내며 쳐다볼까.

여성들이여 쳐다보는 건 무죄라오.

좀더 진화하고 좀더 우성인자를 만들어서 종족을 보존하려는 욕구이기때문이오.

죽을 때까지 종족보존의 본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남성들에게

여성들이여 쳐다보는 걸 무죄라 하여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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