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택
黃菊-Y에게[오규원]
돌에 스미는 가을만큼
절망에스미는 희망만큼
시장에 스미는 고요만큼
그 두께만큼
그 농도만큼
그 희귀만큼
서두르자 그만큼만 黃菊이여
접힌 가을의 모서리 속에
함께 접혀버린 나의 방문이여
우유 배달부가 도착할 때마다
조간 신문이 떨어질 때마다
서두르지 말고 그렇게만
그만큼만 대지의 통로인
黃菊이여 사랑이여
* 꽃가게엔 황국화분을 잔뜩 내어놓고 팝니다.
가을은 늘 그렇게 향기와 색깔이 스며듭니다.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의 흥분된 마음처럼 가을은 그렇게 바짝
내 곁에서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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