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환
그냥 준다[나태주]
모처럼 맘에 드는 시 한 편 써지면
안방에 있는 아내 불러 만 원씩 원고료로 준다
지갑에 만 원밖에 없을 때도 그 만 원 빼서 준다
서울서 출판사나 잡지사 젊은 여기자나 편집자 찾아왔다가
돌아갈 때도 만 원씩 새 돈으로 골라서 준다
가다가 배고프거든 국수 사먹고 집에 들어가라고 만 원씩 준다
그냥 준다
* 사랑이란 그저 별 이유없이 그냥 주는 거다.
이것 저것 따지고 머리 굴려 주는 게 아니고 그냥 주는 거다.
살면서 누군가 그냥 주거든 그것 조차 받아주는 게 사랑이다.
그냥 주고 그냥 받을 일이다. 그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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