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무릎[정호승]

JOOFEM 2008. 12. 28. 20:00

 

 

 

 

 

 

 

무릎[정호승]

 

 

 

 

 

너도 무릎을 꿇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이 되었느냐
너도 무릎을 꿇어야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느냐
차디찬 바닥에
스스로 무릎을 꿇었을 때가 일어설 때이다
무릎을 꿇고
먼 산을 바라볼 때가 길 떠날 때이다
낙타도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무릎을 꿇고 사막을 바라본다
낙타도 사막의 길을 가다가
밤이 깊으면
먼저 무릎을 꿇고
찬란한 별들을 바라본다
 

 

 

 

 

 

 

* 사랑이 완성될 때는 겸손이 따를 때이다.

 

 

** 사막의 남자들은 서서 소변을 보지 않는다.

움푹 패인 사막의 한가운데 숨어서 무릎을 굽힌 채 여자처럼 소변을 본다.

한국의 남자들은 용감(?)하게 아무데서나 서서 소변을 본다.

그러고보니 호텔을 뺀 나머지는 대개 한국의 수세식처럼 쭈그리고 용변을 보아야 했다.

神이 내려다 보는데 서서 용변을 보면 안 되는걸까.

일주일 내내 사막을 지나면서 사막의 남자들이 용변 보는 걸 본 적이 없다.

쉬지 않고 홍차를 마시는데도 말이다.

(사오십도인데 뜨거운 홍차가 이해 안 되겠지만 이들은 홍차와 콜라를 엄청 좋아한다.)

 

사막에는 정말 神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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