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이탈한 자가 문득[김중식]

JOOFEM 2009. 1. 8. 20:47

 

 

 

 

 

 

 

이탈한 자가 문득[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지루한 일상일 수도 있다.

이십사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군대에서도 봉급받고 복무했으니 이십육칠년을 조직생활을 한 셈이다.

갔다,왔다 다람쥐 쳇바퀴돌듯 말이다.

때로 그 쳇바퀴에서 이탈을 꿈꾸기도 하고 두려워 하기도 했다.

운이 좋아서인지 아직까지는 계속 다니고 있다.

아이엠에프때보다 더한 상황을 맞고 있기는 하다.

점점 나이만큼 무거운 삶을 느낀다.

그러니 이탈한 자의 자유가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올해가 그 무게를 덜어낼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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