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반성 99[김영승]

JOOFEM 2009. 1. 16. 22:16

                                                                                                                                                       추상공간님의 사진중에서

 

 

 

 

 

반성 99[김영승]

 

 



집을 나서는 데 옆집 새댁이 또 층계를 쓸고 있다.
다음엔 꼭 제가 한 번 쓸겠습니다.
괜찮아요, 집에 있는 사람이 쓸어야지요.
그럼 난 집에 없는 사람인가?
나는 늘 집에만 처박혀 있는 실업잔데
나는 문득 집에조차 없는 사람 같다.
나는 없어져 버렸다.

 

 

 

 

 

 

* 세계경제의 한파로 실업자가 양산될 조짐이다.

큰 기업에 다니던 노동자들도 당장 투잡을 해야될 형편이다.

매슬로우가 말하는 욕구 5단계중에서 겨우 1단계인 생리적 욕구만 채우게 될런지도 모른다.

실업으로부터 안전하고싶은 욕구도 있을테고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도 있을테고

뭔가를 누리고 싶은 욕구도 있을 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아가 실현되고픈 욕구가 중요할 터인데

시에서 '나'는 집에서조차 존재하지 못하고 자아가 사라진 유령같은 인간이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옆집 새댁으로부터 사회적으로도 쓸모없는 인간으로 취급받는다.

큰일이다.

우리 사회가, 아니 이 세상이 1,2단계에 머무르는 인간으로 가득차게 될지도 모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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