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누들

JOOFEM 2009. 1. 29. 11:51

 

 

 

 

 

 

 

이스라엘영화라는 걸 모르고 보기 시작한 영화, 누들.

두번이나 남편과 사별하고 언니집에 얹혀사는 스튜디어스, 미리에게 뜻밖에 생긴 아이 하나.

아이는 중국아이여서 대화를 할 수 없고 아이의 엄마가 맡겨놓고 돌아오질 않아 답답하면서도 아이에 대한 사랑이 싹튼다.

이스라엘문화와 중국문화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누들을 먹는 대목에서 인간으로서의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미리는 아이의 엄마가 중국으로 추방당한 것을 알게 되고 아이를 중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결심을 한다.

여행용가방에 아이를 숨기고 북경까지 가는 것이었다.

갈등관계에 있는 미리의 언니와 언니의 정부와 같이 동행하면서 마침내 아이의 엄마를 찾아 아이를 돌려보내는 내용이다.

 

갈등관계라는 것은 즉 인간관계이다.

언니와 미리의 갈등은 아마 어려서부터 형성된 형제의 갈등관계일 거고

언니와 형부의 갈등은 언니가 다른 남자를 꿈꾸면서 일어나는 갈등일 테다.

이스라엘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두명의 남편은 전장터에서 죽고 미리에게는 남녀관계란 고작 형부와의 관계일 텐데

그게 정말 남녀관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언니는 계속 그 관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영화의 끄트머리에서는 정부를 따라 자유(?)를 택해 떠난다.

이런 저런 인간관계속에서 부각되는 게 미리와 중국아이의 관계이다.

사실 아무런 연고를 찾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아무 연고없이도 만났다 헤어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그 때에 정말 아무 이익을 취하지 않고서도 인간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 한 십여년전쯤에 필리핀여인이 우리집에 한달정도 머문 적이 있다.

한국에 있는 남편을 면회하기 위해 온 것인데 방 하나를 내주어서 주말이면 같이 지내도록 해주었다.

그 땐 영어도 신통찮고 여성과 대화한다는 게 영 어색해서 늘 인사만 나누었다.

남편이 한국에서 두부공장일을 나갔지만 둘다 필리핀대학을 나온 엘리트들이었다.

하루는 그녀와 이벤트를 만들었는데 그게 볼링게임이었다.

서툴게 가르쳐준 볼링인데 그럭저럭 치게 했던......

누들처럼 일체감을 느끼게 하진 못했겠지만 그녀로서는 다른나라에 와서 한국인들과 함께 한 소중한 체험이 되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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