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酬酌 걸고 싶다 [윤관영]
학원 논술 수업 끝나면
야간 수업에 지쳐서
카페 나무 물고기에 가게 된다
혼자
오래
있다
보면
다기주전자에 심어 있는 양란에
술 한 잔 주고 싶다
마시던 술 붓고 싶다
난蘭은 첫사랑 그 애처럼 놀라겠지
그러다, 흙과 양분에 걸러진 술맛에 취해
내심, 날 기다릴지도 모르지
흙과 양분에 걸러진 술을
난이 소화해 뱉어낸 술을
주전자 꼭지에 주둥이 대고 빨고 싶다
쌀알마냥 돋아난 난 뿌리가 걸러낸
난의 증류식
소주 한 잔 마시고 싶다
그러니까, 첫사랑처럼 난에게 소주 가르치고 싶다
쥔년은 난리를 치겠지만 난은 말이 없을 테니
준 술 내가 다시 받아먹고 싶다
** 시인협회에서 올해의 젊은 시인상을 받은 윤관영시인.
시 하나하나가 삶에서 우러나온 것을 알면 더욱 놀라웁다.
대개 주페하우스에 드나드는 분들은 윤시인을 잘 아실 테다.
시사랑 카페의 회원이기도 하시다.
참고로 위 사진은 윤시인이 사는 집이다. 하선암이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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