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홀로움[황동규]

JOOFEM 2009. 3. 10. 21:21

 

 

 

 

 

 

 

 

 

 

홀로움[황동규]

 

 

 

 

 

 

시작이 있을 뿐 끝이 따로 없는것을

꿈이라 불렀던가?

 

작은 강물

언제 바다에 닿았는지

저녁 안개 걷히고 그냥 빈 뻘

물새들의 형체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는,

끝이 따로 없는.

 

누군가 조용히

풍경 속으로 들어온다.

하늘가에 별이 하나 돋는다.

별이 말하기 시작했다.

 

 

 

 

 

 

 

* 홀로움이란 단어는 사전에 없는 것 같다.

홀로 외로움,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감은, 외로움은 외로움인데 어딘가 아름다움이 배어있거나 자존감이 당당하게 느껴지는 외로움이다.

인간은 누구나 홀로운 존재로 이 세상에 와서 홀로웁게 살다가

누군가 풍경 속으로 들어오는 이를 만나 사랑하다가 언젠가는 다시 홀로운 존재가 되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느끼는 홀로움은 외로움과는 다른 존재감 같은 거다.

때로는 자연과 교감하며 그 가운데에서 홀로움을 느끼우든지

혹은 음악에 파묻혀 그 음감 가운데에서 홀로움을 느끼우든지 할 게다.

그림에서, 시에서, 사진에서, 동물과의 대화를 통해서, 나와는 다른 친구와의 교제를 통해서......

홀로운 삶 가운데 누군가 조용히 풍경 속으로 들어온다면 더욱 홀로울 테다.

끝이 따로 없는 이 우주에 별 하나가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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