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문의 기쁨[프랑시스 퐁쥬]

JOOFEM 2009. 4. 11. 13:08

 

 

 

 

 

 

 

 

문의 기쁨[프랑시스 퐁쥬]

 

 

 

 

왕들은 문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들은 저 낯익은 거대한 판때기를 부드럽게 혹은 거칠

게 앞으로 미는, 뒤로 돌아서 그 판때기를 제자리에 놓

는-문을 두 팔로 여닫는 행복을 모른다.

 

...방의 가장 만만찮은 장애물의 배때기를 도자기 고리

로 거머쥐는 행복을, 빠른 몸싸움을 위하여 한 순간 걸

음을 멈추니 눈이 뜨이고 전신이 새로운 실내에 적응한다

 

정다운 한 손으로 아직은 문을 잡고 있지만 이내 아주

밀어 속에 갇힌다-억세지만 유쾌하게 기름 친 용수철

이 찰칵 작동하여 그걸 보증한다.

 

 

 

 

 

* 고종황제는 테니스가 처음 도입되자 아랫것들을 시켜 치게 하고 자신은 구경만 했다고 한다.

공을 받아낼 때의 기쁨,  공을 넘겨줄 때의 기쁨을 고종은 몰랐으리라.

왕이 문을 손대지 않았다면 문을 여닫는 기쁨을 알 수 없었을 게다.

 

나는 늘 주페하우스의 문을 열면서 기대감과 다녀간 이에 대한 감사로 늘 기쁨이 충만하다.

주페하우스를 방문해주는 이들도 문을 열고 들어올 때 그러한 기쁨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용수철이 고장나서 철커덕 문이 잠길 일은 없으므로

주페의 이름으로 보증서 한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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