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자
이별노래[박시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한 일이다
그대 뒷모습 닮은 꽃잎의 실루엣
사랑은 순간일지라도 그 상처는 깊다
가슴에 피어나는 그리움의 아지랑이
또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까마득 지워질 것인가
눈물에 보이는 수묵빛 네 그림자
가거라, 그래 가거라 너 떠나보내는 슬픔
어디 봄산인들 다 알고 푸르겠느냐
저렇듯 울어쌓는 뻐꾸긴들 다 알고 울겠느냐
봄에 하는 이별은 보다 현란한 일이다
하르르 하르르 무너져 내리는 꽃잎처럼
그 무게 견딜 수 없는 고통 참 아름다워라
* 강화도의 강변을 드라이브하다 함허동천이 눈에 띄길래 잠간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있는 곳,이라기에 오르던 중
갑자기 한 나무에서 후두둑 나무가지가 부러져 투신을 하는 거였다.
밑에 사람이 있었다면 다칠 법도 한 큰 나뭇가지다.
얼마나 상처가 깊고 비탄했는지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이별을 하는 나뭇가지.
그래, 잘 가라.
슬픔없는 生이 어디 있겠느냐,
나무는 시니컬하게 서있고
이를 지켜본 아이들만 우와우와,를 연발하며 이별을 찬미한다.
우연히 이별노래를 구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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