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쉰 살[윤관영]

JOOFEM 2009. 12. 11. 21:22

 

  *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 한장 건져왔다. 초상권 침해해도 괜찮을만큼 미남이다.^^*

 

 

 

 

 

쉰 살[윤관영]

 

 

 

 

  나무야, 쉴 줄 아니? 쉴 때가 있냐구?

 

  옥수수를 좋아한다 노놔 먹기 좋고 떼어 먹기 좋고 수다 떨기도 좋다 잘깃한

이것을 앞니로 물면 젖꼭지를 문 듯하다 어머니는 먹는 모습을 좋아하신다 가지

는 쪄서 무친 것을 좋아한다 손가락으로 막 찢어 양념에 무쳐 손가락으로 집어놓

은 것, 가지 귀신이라도 씌웠나 싶다 양배추 쌈은 손가락 새로 물이 줄줄 흘러도

좋다 전수 물맛이다 새끼 감자 양념장에 먹으면 그만이다 먹먹한 맛,바로 호박잎

쌈 맛이다 어슷 썬 약 오른 고추가 들어간 묽은 된장이 없으면 꽝이다 다 어머니

가 계셔서 누리는 호사,

 

  나무야, 이들은 다 잘 쉰다 우리도 쉬자 밥 먹자

 

 

 

 

 

 

 

 

* 나이 쉰살이 되었을 때 인생을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나 보다.

쉰 살,이란 시를 쓴 걸 보면 윤관영시인은 쉰살임에 틀림없다.

주민등록상으로는 마흔아홉일텐데 굳이 쉰살임을 드러내는 건 누가 염장을 질러 그랬을지도 모른다.

대개 여자들은 나이를 좀 낮추어서 말하고 남자들은 대개 많은 척 한다.

그래야 장유유서의 득을 보는 까닭이다.

게다가 시골에서 태어난 사람은 고무줄 나이여서 주민등록상의 나이보다 두세살은 위인 경우가 허다하다.

어찌됐건 윤시인은 넉넉한 마음으로 대잠리의 삶을 즐기고 있다.

쏘가리탕 먹으러 한번 가야하는데 초대는 받아놓고 여지껏 못가고 있다.

내 다니는 회사가 곧 새이름으로 될텐데 그 때나 가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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