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에 한번은 높은 분이 오신다.
한달을 결산하는 것이므로 주말공장(?)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드넓은 잔디를 그래서 한번은 깎아주게 되는데 잔디깎는 기계와 예초기를 돌리면 하루를 까먹는다.
어제도 온몸이 뻑적지근하게 잔디를 깎았다.
개망초, 토끼풀, 씀바귀 등등 모든 게 잡초라는 이름으로 함께 깎여나가지만
청초하게 선 저 소녀 같은 풀은 이름도 모르겠고 꽃도 예쁘게 생겨서
기계로 밀고 나갈 수 없었다.
마치 천안문에서 탱크를 저지하려고 선 한 청년처럼 말이다.
혹시라도 종족보존을 하게 내버려두어서 씨앗을 받는다면 잔디밭이 아닌 곳에 심어줄 요량으로
살짝 피해가면서 잔디를 깎았다.
이름 모를 소녀야, 잘 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