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가 온다
권 혁 웅
어린아이 머리통만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사람처럼 숙이고 그것은 온다
호두과자가 온다는 것은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끝내 서다를 선택했다는 것
충돌은 아니지만, 바퀴 하나쯤 굴러 나와
추돌이 되었다는 것
뒷목 잡은 운전사가 지금 차에서 내리고 있다는 것
너 몇 살이야? 물어볼 때까지
길고 긴 시시비비가 시작될 거라는 것
서로의 멱살을 잡고 병목현상을 재연하리란 것
그 사이로 달콤하고 고소하고 동그란
호두과자가 온다
생수나 냉커피와 함께 온다
냉수 먹고 속 차리라는 듯
자기가 재연배우라도 되는 듯 어김없이 온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머리는 두었다 뭐하냐?
잠시 쉴 때만 문 벌컥 열어젖히는
과일접시 든 어머니처럼 온다
과일 대신에 온다
호두맛과자도 아닌 것이, 맛도 없는 것이, 이상하게
호두맛과자보다 맛있는 호두과자가 온다
생각하는 사람처럼 동그랗게 굴러온다
?? ?
어제 오후, 행신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 천안을 다녀왔다.
천안아산역, 아산역, 천안역으로 이어졌던 뉴페이스회원(최두영 님) 찾기의 다소 어수선함이 있었지만 번개모임은 즐거웠다.
유관순의 민족 혼이 숨쉬는 도시 천안, 충무공의 절개를 배우는 아산!
네비아씨의 친절한 설명은 지역을 살짝 벗어나도 잘 캐치해주었다.
문선명 통일교 재단이 만든 선명대 교정을 달려 도착한 주페님의 회사는 정원을 바로 내다볼 수 있는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회사 사무실에서의 시낭송 주제는 '윤관영시인 뜯어보기(부제;부사어로 보는 시 이야기)였다.
궁금하여 들어와보신 회사경비아저씨의 방문까지 ㅎㅎ
맛난 커피숍에서의 아메리카노 한 잔은 그윽한 커피향기를 품는 카페를 돋보이게 했다.
진흙구이오리는 진짜 맛있었다.
천안호도과자를 하나씩 선물 받아 헤어지던 천안아산역의 이별까지!
서울까지 KTX로 37분이 걸리는 일일생활권!
천안에서 사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곳곳을 지나며 스쳐갔던 고층빌딩은 색다른 도시의 모습이었다. 63층 빌딩은 서울에서만 있는게 아니었다.
시사랑의 번개모임은 뉴페이스회원(최두영 님)의 등장을 보며 우리는 정말 심신이 건강함에 감사하다는 것과 이렇게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사람들임을 다시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앞으로 욕심없이 잘 살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차량부터 커피, 식사, 호도과자까지 듬뿍 챙겨주신 주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윤시인의 말씀처럼 한 상 거하게 대접받아서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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