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나무,즐거운 전화[정일근]

JOOFEM 2005. 7. 26. 19:22

 

나무, 즐거운 전화[정일근]

 

 

 

나무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바람 부는 날 숲으로 가보셔요 바람을 투명한 전홧줄 삼아 뚜와루 뚜와루 즐거운 나무들의 手話
수화 혹은 樹話수화. 그리워 살금살금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서지 않아도, 안타까워 안타까워
살 비비며 불태우지 않아도 기쁨 넘쳐나는 나무들의 깨끗한 사랑법. 저 단정한 거리를 두고도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나무들의 사랑을 아시는지요? 사랑이여, 나도 이제 그대 앞에 한 그루 잎 많은 나무로 마주 서고 싶습니다. 그대와 나 사이에 바람이 전홧줄을 놓아줄 때 잎새 하나 하나 사랑의 푸른 수화기를 들고 즐거운 전화를 걸고 싶습니다. 뚜와루 뚜와루......

 

 

 

* 성주인터내셔널의 김성주사장이 사업을 하면서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봉투를 돌리지도 않았으며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관계 혹은 경영상에 있어서 단정한 거리를 두고도 깨끗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잘 잊어버린다. 깨끗한 영이 우리의 전홧줄이 되어 언제나 기쁨이 넘쳐나고, 밥 안사주고 대접 안받아도 사랑의 대화로 즐거운 인생 살기를 갈망한다. 뚜와루 뚜뚜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