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my sunshine.
많이 들어보던 노래이다. 당신이 나를 비추어주는 빛이라니 이 얼마나 황홀함인가.
그러나 영화의 한국제목은 '너는 내 운명'이다.
시골의 노총각 김석중은 장가를 가려고 필리핀에 선보러도 가고 많은 노력을 하는 중에 순정다방에 예쁜 레지 전은하를 만난다. 첫눈에 빠져버린 사랑은 석중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구애를 하게 만들지만 은하는 '내 스타일은 아냐'라며 계속 퇴짜를 놓는다. 연애는 밀고 당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걸까? 은하와 석중은 밀고당긴 끝에 결국 결혼에 골인하고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은하의 본 남편이 등장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하고 급기야 은하는 에이즈에 걸린 사실이 드러난다. 세상은 그녀가 의도를 가지고 사회에 복수하려 했다며 언론에 떠들고 형무소에 수감되며 이별하게 된다.
석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하를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으며 이를 보다못한 어머니가 농약을 먹고 죽겠다고 난리를 칠 때 자기가 대신 먹고 죽을 뻔 한다. 결국 어머니도 포기한 채 마음대로 하라며 석중의 곁을 떠난다. 석중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은하와 극적인 면회가 이루어 지고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한다. 마침내 은하는 출소하고 둘은 다시 행복한 생활로 돌아간다.
세상에 운명적인 만남은 없다. 그냥 단지 햇볕처럼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고 또 전해지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사랑이 될 뿐이다. 변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야말로 순정이며 사랑이다. 세상을 살면서 한사람만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인 셈이다. 석중처럼 은하의 배경이 되어 평생을 사는 것, 그것이 지고지순한 사랑일 터이니 누구나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 살 일이다.
* 며칠전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여 잠간 병간호를 하며 옆 침대의 환자가족을 대하게 되었다. 환자는 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엄마이고 남편은 큰 병에 걸린 아내를 위해 회사를 그만 두고 병간호에 매달리는 착한 사람이다. 짧은 시간 관찰한 거지만 통증이 고통스러워 화내고 짜증내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 가운데 아무 말없이 다 받아주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남편의 마음은 분명 새까매졌을 텐데도 내색치 않고 마치 그녀의 수호천사인양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다.
내가 그 남편에게 [너는 내 운명]의 석중이와 같다고 말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영화를 안 보았을테니, 아니 병간호하느라 못보았을 테니 어리둥절할 만하다.
- 나, 착하게 살았는데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던 그 환자는 다행히 누군가의 기도를 통해서 주님을 다시 만나 회개하게 되었다.
- 저, 새벽기도 나가야겠어요.
밝은 표정의 그 환자 모습을 떠올리며 그래 당신은 주님의 자녀가 될 운명이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꼭 그 환자의 배경이 되어 주실 주님께 치유의 손길을 허락해 주시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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