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우물[김명인]

JOOFEM 2006. 7. 11. 07:56

 

 

 

 

 

우물 [김명인]

 





한 두레박씩 물을 퍼내어도

우물 속을 들여다보면

덜어낸 흔적이 없다



목숨은 우주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한 두레박의 물,

한 모금씩 아껴가며 갈증을 축이지만



저 우물 속으로는

두 번 다시 두레박을 내릴 수는 없다

넋을 비운 몸통만

마침내 밧줄도 없이 바닥으로 곤두박힐 뿐.



깊이 모를 그 우물 속으로

어제 그가 빈 두레박에 담겨

내려갔다

 

 

 

 

* 말씀의 샘을 그대는 아는가.

  퍼내고 퍼내도

  그리고 마셔도 마셔도

  우물은 늘 그대로이며

  생명의 근원인  샘물을 마셔도

  갈증은 늘 그대로임을.

  언제나 신비롭고

  언제나 자비로우며

  나의 영을 가득 채우고도

  더 채우려 기다리는 고마움.

  말씀의 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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