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달 [강신애] 까페에서 나오니끓는 도시였다 긴 햇살 타오르던 능소화는반쯤 목이 잘렸다어디서 이글거리는 삼복염천을 넘을까 보름달요제프 보이스의 레몬빛이다 내 안의 늘어진 필라멘트 일으켜저 달에 소켓을 꽂으면파르르 환한 피가 흐르겠지배터리 교체할 일 없겠지 달님이 이르시기를 차갑게 저장된 빛줄기들을 두르고 붉은 땅무풍의 슬픔을 견디어라우주의 얼음 조각들이 예서 녹아 흐를 테니 - 어떤 사람이 물가에 집을 지을까, 문학동네, 2020 * 이천년에 이란에 출장 간일이 있다.일주일을 테헤란에서 반달아바스까지 칠백킬로를 달렸고다시 그 길을 돌아왔다.반달아바스는 남쪽 항구라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이다.실외온도가 오십도.바깥을 돌아다녀도 그렇게 더운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