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편지[천양희]
잠시 눈감고
바람소리 들어보렴
간절한 것들은 다 바람이 되었단다
내 바람은 네 바람과 다를지 몰라
바람 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바람처럼 떨린다
바라건데
너무 헐렁한 바람구두는 신지 마라
그 바람에 걸려 사람들이 넘어진다
두고 봐라
곧은 나무도
바람 앞에서 떤다, 떨린다
바람소리 들어보렴
간절한 것들은 다 바람이 되었단다
내 바람은 네 바람과 다를지 몰라
바람 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바람처럼 떨린다
바라건데
너무 헐렁한 바람구두는 신지 마라
그 바람에 걸려 사람들이 넘어진다
두고 봐라
곧은 나무도
바람 앞에서 떤다, 떨린다
* 구두는 세상적인 것을 말하나 봅니다.
우리는 세상적인 것을 입음으로 말미암아 걸려넘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신지말라고 말한들 안 신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만 덜 걸려넘어지고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하는 겝니다.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나무도 세상 앞에서는 스스로도 떨고
세상이 흔들어 떨리기도 합니다.
바람처럼 살다 가는 인생이지만
또 곧게 살려고 하는 인생이지만
뜻처럼 살 수는 없는 겝니다.
그러더라도 곧게 살려는 그 마음,
평심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잡아가며
때때로 잠시 눈감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떨리는 그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는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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