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천천히
청솔 그늘에 앉아[이제하]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는다
보랏빛 노을은 가슴에
안았다고 해도 좋아
혹은 하얀 햇빛 깔린
어느 도서관 뒤뜰이라 해도 좋아
당신의 깨끗한 손을 잡고
아늑한 얘기가 하고 싶어
아니 그냥
당신의 그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마구 눈물을 글썽이고 싶어
아아 밀물처럼
온몸을 스며 흐르는
피곤하고 피곤한 그리움이여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는다.
* 김영태시인과 이제하시인은 공통점이 참 많다.
다재다능함이 그렇고 홍대미대를 나왔다는 것도 그렇다.
시뿐 아니라 그림, 춤,노래,평론,소설등등그들이 섭렵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서울친구의 편지는 혹시 김영태시인의 편지는 아니였을까도 생각해 본다.
김영태시인은 서울 태생이고 이제하시인은 시크릿선샤인 태생이다.
요즘 개그중에 유행하는 것이 서울말씨이다.
대구출신의 개그맨이 '서울말은 이렇게 하는거라믄서어~'라고
약간은 간지럽게 말하는 것으로
서울말도 하나의 지방사투리화하고 있다.
친구들중에는 경상도친구들이 좀 있다.
대개 나의 서울말씨를 부러워 하는 것이 그 '간지러움'에 있다.
그들의 귀에는 아주 간지럽게 속삭이는 것으로 들리는 게다.
빠르지도 않고 억세지도 않고 중간치기로 말하는건데
그게 그렇게 간지러웠을까?
아뭏든
청솔 그늘에 앉아 아늑하고도 간지러운
서울말씨로 도란도란 대화 나누며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을 일이다.
'서울친구의 편지는 이렇게 읽는거라믄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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