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이은종 어디선가 퍼 온 그림.
반성 39[김영승]
오랜만에 아내를 만나 함께 자고
아침에 여관에서 나왔다.
아내는 갈비탕을 먹자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갈비탕을 한 그릇씩 먹었다.
버스 안에서 아내는
아아 배불러
그렇게 중얼거렸다.
너는 두 그릇 먹어서 그렇지
그러자 아내는 나를 막 때리면서 웃었다.
하얗게 눈을 흘기며
킥킥 웃었다.
* 학생 때 농촌봉사활동을 들어가서 밤늦은 시간에 일일평가회를 할라치면
남학생들은 잠자기 직전의 의관을 갖추고 나온다.
별건 아니고 반바지. 다리에 까만 털들이 달려있다.
그 때만 해도 노출되면 안되는 부위였다.
여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여학생방으로 달려들어 갔다.
서유석의 노래를 부르면 이렇다.
'돌보지 않는 나의 여인아~~'
돌보지라는 단어 아닌 단어때문에 여학생들은 눈을 흘긴다.
지금은 그러한 것들조차 스스럼없이, 부끄러움없이 농으로 오가는 시대다.
야동부터 시작해서 영화조차 화제가 그런 쪽이다.
요즘 색,계라는 영화에서 뭐가 보였네, 어쨌네 남녀가 대화하는 시대다.
부부가 왜 여관에서 자고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남편이 군인이어서, 지방근무여서, 복역수여서......
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오랜만에 만나 잠을 자고 소비한 에너지만큼 갈비탕으로
모자란 성욕을 채우면서 때리며 웃으며 눈 흘기며 킥킥대는 부부의 모습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고 부끄러움없는 자연스러움이다.
다리에 털 좀 달리면 어때.
돌보지라고 노래 좀 하면 어때.
영화에서 뿡알이 좀 보이면 어때.
갈비탕으로 모자란 성욕 좀 채우면 어때.
그게 우리의 삶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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