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이디의 유래에 관하여

JOOFEM 2007. 11. 12. 21:05

 

 

일천구백팔십이년, 나는 대학 삼학년이었다.

습작을 모아 친구에게 타자를 쳐달라고 부탁해 습작 모음집 다섯권을 만들었다.

친했던 친구 다섯명에게 나누어 주고는 그야말로 땡쳤다.

그리고는 잊혀진 채 살았는데 그 중 한권을 가진 친구가 나의 아내가 되어 보관을 할 수 있게 된 거다.

결국 돌아온 습작들......

아내는 초딩과 대딩 동기동창이다.

 

맨 위에 주페라고 쓰여 있다.

이미 팔십년부터 나는 친구들에게 주페라고 불리웠고 요즘처럼 주어패!라고 농을 걸던 시절이었다.

그 땐 아이디라는 것도 없고 컴퓨터도 애플정도에 일일이 프로그램을 짜넣던 시절이었다.

성이 주씨이고 이름끝에 철이 들어 있다는 것,

그리고 전공이 공대 철학과라는 것,

그래서 화학기호를 사용해서 주페(Fe)라고 했고

경기병서곡으로 유명한 주페(SUPPE)의 시인과 농부처럼 살고자 갈망했던 그 마음으로 닉네임을 지었댔다.

 

그림도 그려주고 오십여편을 타자로 쳐 준 친구에게 감사하단 말 전한다.

그리고 그 한권을 가지고 일본에서 살고 있을 하루꼬에게도 안부 전한다. (아내가 이 글 보면 뭐라 하겠다.)

나머지 두권은 누구에게 갔을까. 가물가물하다. 왜 가물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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