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선운사에서[최영미]

JOOFEM 2008. 4. 21. 22:37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사랑하는 것

혹은 이별하는 것,

잠깐이더군요.

순식간에 사랑했다가

순식간에 이별하더군요.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사랑이나 이별이나 똑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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